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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부동산

“금융위기보다 더 큰 고통 온다… 건설사-제2금융 연쇄부도 우려”

by wany0423 2022. 1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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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학봉기자의 부동산 봉다방>
서종대 주택산업연구원 대표 인터뷰
미국발 고금리로 주택시장 경착륙 불가피
미분양 미입주로 제2금융권 건설사 부도사태 우려
금융위기때처럼 돈풀기 정책 불가능, 정책적 선택제한
수도권 외곽 40%, 서울 30% 하락 가능성
민간 주택공급 급감 , 공공이 주도적으로 역할해야

 

차학봉 부동산전문기자  입력 2022.10.29 10:00

 

“금리가 계속 오르는 상황이어서 주택시장의 경착륙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100대 건설사중 20개 건설사가 부도를 낸 2008년 금융위기보다 더 많은 업체들이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2011년 저축은행 연쇄부도와 같은 금융권 부실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정부는 주택시장 더듬기식 대책이 아니라 선제적 대응을 해야 한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현장의 모습. KB증권은 시공사업단 중 현대산업개발을 제외하고 현대건설, 롯데건설, 대우건설에 대한 대출채권 연대보증을 통해 총 5423억원의 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 만기 83일) 및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만기 83일)을 발행했다고 밝혔다. 차환 발행 금리는 최대 12% 안팎으로, 기존 발행 금리(3.55∼4.47%)보다 크게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연합뉴스

 

서종대 주택산업연구원 대표는 “집값이 금방 반등할 수 있다거나 주택가격이 서서히 하락하는 연착륙이 가능할 것이라는 낙관론은 접어야 한다”면서 “정부와 건설업계는 2008년 금융위기보다 더 길고도 고통스러운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보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후 정부는 금리를 낮추고 돈을 풀고 수출을 늘리는 등의 정책수단이 있었지만, 미국이 금리를 올리는 상황이어서 정부의 정책수단이 극히 제한적”이라면서 “수도권 외곽 지역 주택가격은 40% 내외, 서울은 30% 내외 하락하는 주택 시장의 경착륙이 우려된다”고 했다.

그는 “집값이 급락해서 분양가보다 더 떨어지면 입주 포기사태가 속출한다”며 “미분양이 많으면 사업을 접으면 되지만 준공후 미입주는 건설사와 대출금융사에 직격탄”이라고 말했다. 주택 폭등기와 폭락기의 정책을 입안한 국토교통부 관료 출신인 서 대표는 한국주택금융공사사장, 한국감정원장을 거친 주택 전문가이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건설업계가 PF 대출 중단 등 자금 경색이 심각하다.

“집값이 장기 상승하면서 주택시장의 호황국면이 길었다. 저축은행, 보험, 증권사, 신협, 새마을금고 등 제2 금융권이 높은 수익을 챙길 수 있는 PF대출시장에 앞다투어 뛰어들어 대출 경쟁을 벌였다. 제2금융권은 주로 토지매입 등 사업 초기의 브릿지론에 집중적으로 대출을 해줬다. 공사에 들어가면 건축비와 관련된 본 PF가 이뤄지는데, 현재 본 PF가 거의 중단된 상태인 만큼, 상당수 시행사들의 사업중단과 제2금융권의 부실화로 이어질 수 있다.”

 

-외환위기나 금융위기때 처럼 건설사와 금융권이 연쇄 부도를 낼 가능성도 있나?

“외환위기때 100대 건설사의 절반정도가, 금융위기때는 20개사 정도가 부도를 내거나 심각한 자금난에 빠졌다. 지금의 위기는 미국발 금리인상인데, 과거 위기보다 더 상황이 좋지 않다. 외환위기는 외환부족, 금융위기는 미국의 금융부실로 위기가 터지고 그 위기를 해결하는 과정이었다. 그러나 현재의 위기 원인은 미국발 금리인상인데, 문제는 금리가 계속 오르는 등 진행형이라는 것이다.

금리가 더 오르는 것은 너무나 명확하다. 집값은 계속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결국 대량 미분양과 미입주가 발생하고 건설사들의 자금난, 제2금융권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역전세란과 영끌해서 주택을 산 젊은층의 가계부도가 발생할 수 있다. "

 

서종대 주택산업연구원 대표

-미분양이 8월말 기준으로 3만 2722가구로 우려할 수준이 아니다. 집값이 2~3배 올랐는데, 이제 떨어지기 시작한 정도 아니냐는 반론도 많다.

“분양만 하면 구름처럼 청약자들이 몰리던 안양과 의왕에서도 미분양이 발생했다. 주택시장이 싸늘하게 식기 시작했다. 유효 수요자체가 급감했다. 금리가 더 오른다는 것을 아는 상황에서 누가 집을 사겠는가. 미분양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것은 시간 문제이다. 그런데 통계만 믿고 과거 호황기의 규제위주 정책을 지속하면 금융위기때보다 더한 고통을 겪을 수 있다. 과거에는 위기가 오면 3년 정도 집값이 하락했다. "

 

-이번 위기가 과거 위기보다 더 위험하다고 볼 수 있나?

“주택금융 관점에서 보면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외환 위기때는 주택담보대출이나 부동산 PF 자체가 거의 없었다. 금융위기때는 집값 대비 주택담보 대출 비율인 LTV가 평균 38%에 불과했고 높아도 40%를 넘지 않았다. 집값이 절반하락해도 금융위기로 전이되지 않는 구조였다. 현재 LTV는 평균 48%이고 최고 60%나 되는 주택들도 있다. 집값 하락에 그만큼 취약하다는 의미이다.

대출 심사가 엄격한 은행권의 PF대출 잔액은 2008년 말 52조5000억원에서 올해 6월 기준 28조3000억원으로 오히려 줄었다. 반면 부실 가능성이 높은 제2금융권에 속한 여신전문금융회사와 보험사의 PF대출잔액은 2008년 말 9조6000억원에서 올해 6월 70조원으로 폭증했다. 금융위기이후 저축은행 31개가 문을 닫았다. 그 정도 이상의 부실이 발생할 수 있다. 집값이 하락하면 할수록 제2금융권 부실은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다. LTV와 PF로만 보면 금융위기때보다 훨씬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가 LTV를 완화하는 등 적극적인 대책마련에 나선 것 아닌가?

“지금 15억 초과 주택담보대출 금지 규제를 풀고 1주택자의 LTV도 50%로 완화해도 효과가 없을 것이다. 금리가 오르고 집값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누가 집을 사겠는가. 좀더 적극적인 대책, 선제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 집값이 잠시 떨어졌다가 반등할 것이라는 낙관론은 금물이다. 경착륙을 전제로 정책을 펴야 한다.”

 

- 현 정부는 임기내 270만가구 공급 계획을 발표했다.

“현 정부는 민간위주의 주택공급 정책을 천명했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금리가 오르고 신용경색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어떤 민간 업체가 적극적으로 주택사업을 하겠는가. 과거 위기 상황에서 주택 건설 물량이 30% 이상 줄었다. 결국 주택공급은 급감하고 누적된 공급 부족은 경기회복기에 집값 폭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위기에서는 LH 등 공공이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 주택건설마저 급감하면 내수가 큰 타격을 입는다. 외환위기이후와 금융위기 이후 주택가격 급락기에 공공부문에서 주택을 집중적으로 건설했다. 주택경기가 극도로 위축되는 것을 막기위해서 였다.

토지를 확보한 건설사들이 임대주택을 짓도록 정책적으로 유도해야 한다. 임대아파트의 표준건축비가 민간아파트의 55%에 불과하다. 불황기에 임대주택을 지어 경기호황기에 분양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어떤 정책이 필요한가?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한 김대중 정부와 이명박 정부의 정책을 참조하면 된다. 김대중 정부는 분양가 규제를 아예 풀어버렸다. 이명박 정부는 미분양 주택에 대한 취등록세, 양도세를 감면해주고 다주택자의 종부세를 완화했다. 집값 폭등기에 만든 규제와 중과세 세금 정책을 과감하게 풀어야 한다. 금융분야에서는 공적금융지원확대, 보증지원 확대 등이 필요하다. 실기하면 미분양 급증과 건설사 연쇄부도, 금융권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 집값 하락이 필요하지만, 지금처럼 급격하게 금리가 오르면서 집값이 폭락하면 여러 부작용이 발생한다. 시장 더듬기식이 아니라 선제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

 

#차학봉 기자의 부동산 봉다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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